순환생산의 울림
빈번해진 홍수와 가뭄, 대형 산불, 생태계의 파괴가 일상화된 지금, 기후 변화가 현실로 다가왔다. 이런 기후위기의 대응 방법으로 순환경제가 부각되면서 닫힌 루프, 재사용, 재활용, 재생 가능한 재료는 건축과 제품 디자인에서 화두가 되었다. 순환생산 및 디자인 패러다임의 확립을 위해서는 디자인 주도의 연구와 사고가 개념, 전략, 협력의 모든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Schröder, J. Cappeller, R., Diesch, A., & Scaffidi, R., 2023). 기후 중립을 향한 방법론과 자원의 순환을 통해 사회적 요구뿐만 아니라 새로운 미학의 표현으로 실천하는 데 건축은 최전선에 있다. 이러한 위기의식과 새롭게 제시하는 지속 가능성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제5차 광주폴리 <순환폴리>가 시도되었다고 생각한다. 광주폴리가 자원과 자본의 소비체에서 벗어나도록, 지역의 다양한 물적, 인적, 자연 자원의 연결과 환원을 추구하였다. ‘폴리’지만 시민들의 놀이터, 쉼터, 일터, 배움터가 되는 사용되는 폴리로 기획되었다.
특히 <이코한옥>은 도심의 빈집이 된 한옥을 살려 지역 자산으로 재탄생시켰다. 지자체에서 매입하여 사회적 기업을 유치하려는 공간을 지역 자원의 순환으로 리노베이션한 것이다. 1965년 광주 동구 동명동에 지어진 <이코한옥>은 58제곱미터의 작은 목조 세와 주택이다. 어셈블, BC, 아틀리에 루마 팀에게 도시 소외 자산의 디자인을 맡겨 시민에게 되돌려준다는 것은 광주폴리 프로젝트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우리나라 건축법과 한옥에 대한 지식이 없는 해외 건축가들의 개입은 여러 어려움이 예상하게 만들지만, 새로운 시각도 기대할 수 있었다. <순환폴리>는 자연 자원이나 폐기물을 단순히 배합해서 만든 재활용 제품에 대한 조명에 그치는 아니다. 자연 생태계와 가공 과정의 자원들을 발굴, 채집, 채굴하여 이를 현대 건축 재료로 활용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찾는 과정이었다. 오랜 시간 이어져 내려온 전통재료와 기술, 그것이 처한 산업적 위기를 학습하는 기회였다. 특히 유럽과 일본의 앞선 현대화 노력, 재료디자인이란 새로운 분야의 등장에 따른 리서치와 창의적 디자인의 과정이었다. <이코한옥>은 물질, 공간, 문화와 연결된 도시의 순환생산과 결합된 순환 디자인을 실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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